신보 이사장, 임명장 받고도 취임식 못하는 사연

입력 2016-10-24 10:42   수정 2016-10-24 14:56




(김은정 금융부 기자) 황록 신용보증기금 새 이사장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 21일 대구 본사에 첫 출근을 했습니다. 전임 이사장의 임기가 만료된 지 한 달 만이죠.

차기 이사장이 제 때 선임되지 않아 서근우 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한 달 가까이 업무를 계속 하긴 했지만 신용보증기금 최고경영자(CEO) 인선 절차는 상대적으로 잡음이 덜한 편이었습니다.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선임된 것을 두고서는 국정감사에서까지 ‘낙하산 인사’로 논란이 됐으니 말입니다.

황 이사장 역시 대표적인 대구·경북(TK) 출신 금융인으로 정관계 폭 넓은 인맥을 갖추고 있지만 40년 이상 금융권에 몸 담아온 ‘정통 금융맨’이라는 점에서 금융권 안팎의 반발이 덜했습니다. 황 이사장은 신용보증기금 임원추천위원회가 금융위원회에 추천한 3명의 후보자 중 가장 높은 평가 점수를 받아 청와대에 단독 임명 제청됐습니다. 지난 20일에는 청와대로부터 임명장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웬일인지 취임식 일정은 아직 깜깜 무소식입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9개 금융공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가진 성과 중심 문화 확산 간담회에 참석하면서 공식적인 활동을 쳄徘杉쨉Ⅵ?말입니다.

알고 보니 대구 본사에서 취임식을 진행할 물리적인 시간이 안돼서라고 합니다. 임명장을 수령하자마자 공공기관 워크숍, 내년도 예산 관련 국회 일정 등이 줄줄이 소화하고 있다고 하네요. 차기 이사장 선임 절차가 예정보다 한 달 이상이나 늦게 시작돼서 벌어진 일입니다.

지난 9월부터 내년 3월까지 6개 금융공기업 CEO와 3개 금융 유관 기관장 임기가 끝나는 등 초대형 인사 태풍이 불어 닥치면서 물밑 경쟁이 상당히 뜨거웠거든요. 박근혜 정부에서 사실상 마지막으로 임명하는 대규모 금융공기업 인사라서 그랬을 겁니다. 각 금융공기업 CEO 자리를 두고 신경전이 치열해 당초 예정대로 선임 절차를 추진하는 게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용보증기금은 당장 예산 책정 등 일년 농사가 달린 핵심 일정들이 이어지다 보니 일단 취임식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는 군요. 이달 내에는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한편 황 이사장 선임을 두고 은행권과 신용보증기금 내부 분위기는 미묘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은행들 입장에서는 은행권(우리은행) 부행장 출신이 금융공기업 수장으로 선임된 것이 반가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비해 신용보증기금 내부에서는 ‘금융공기업 CEO가 은행 부행장과 동급이 된 것이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이죠.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 업무를 주력으로 하는 신용보증기금의 역할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습니다. 황 이사장이 실력과 전문성 그리고 리더십으로 선임 과정에서 불거졌던 많은 얘기들을 잠재워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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